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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산책]21C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2010-06-22


책링크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동아시아


6월 12·17일 저녁, 대한민국은 ‘붉은 함성’으로 넘쳐난 거대한 이벤트 무대였다. 월드컵이라는 이 이벤트는 4년마다 반복되는데, 단일 이벤트로는 단연 세계 최대다.

FIFA 발표에 의하면 이번 남아공월드컵을 시청할 사람은 약 400억명이고, TV 중계권료도 사상 최고액인 27억달러(약 3조 4000억원)란다. 코카콜라, 현대자동차, 소니 등 7개 공식 후원기업과 2014년까지 계약을 맺고 6억 6000만 달러를 챙겼다 한다. 이만하면 사커노믹스(Soccernomics)란 말이 회자될 법도 하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언어학자 조지 지프(George Kingsley Zipf)는 ‘사람들이 어떤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지’와 ‘그 사용 빈도에는 어떤 규칙이 있는지’가 궁금했다. 그는 이것을 알기 위해 영어로 된 책(성경과 백경)에 나오는 단어들을 모두 세어 그 빈도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미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the’였으며, ‘of’, ‘and’, ‘to’가 그 뒤를 이었다.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기능어(function words)로, 단어와 단어를 연결해주는 것이 맡은 바 소임이다.

화엄경에 의하면, 제석천(帝釋天) 궁전에는 인드라의 그물이 드리워져 있다. 이 그물은 한없이 넓고, 그물의 이음새마다 투명한 구슬이 매달려 있다. 이 구슬은 서로를 비출 뿐 아니라 그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결코 이 그물망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종횡으로 중첩된 이 그물망에 시간상으로나 공간상으로나 어쩔 수 없이 얽매여 살아야 한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인(因)과 연(緣)의 관계망, 이것이 2500년 전 불교가 바라본 인간세상이다.

‘네트워크(network)’를 빼놓고 21세기를 논할 수 없다. 400억명을 열광케 하는 TV, 한달 평균 4억명 이상이 방문한다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은 거대한 네트워크다.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인드라의 그물망처럼 네트워크에 링크되지 않고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 데카르트식으로 표현하면, 나는 링크하므로 존재하는 셈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과학적 답변이 바로 바라바시의 ‘링크’란 책이다. 저자는 신개념 과학인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의 창시자이자 세계적 권위자이다. 그는 네트워크들은 어떻게 생겨나며, 어떤 모양으로 생겨있고, 어떻게 진화하는가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기본적으로 교양과학책이지만, 경제학 사회학 인문학 의학 공학 등의 모든 학문을 아우르는 통섭(統攝)류 책이다. 월드컵 열기가 가신 뒤 일독을 권한다.

임병주 북21 기획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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